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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22일 Facebook 이야기 - <창업과 멘토링에 관해서>

이택경 2013. 10. 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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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과 멘토링에 관해서>

    최근에 가짜 20대 멘토사건도 있었고, 관련되어 멘토링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되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1. 누구나 열심히만 하면 창업해서 성공할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운7기3의 법칙은 역시 창업에도 적용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운도 따라줘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운은 어디까지나 하늘이 내리는것이기에, 사람으로서는 나머지 3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요.
    또한 이러한 운적인 요소를 배제하고도 사람마다 타고난 "자질"의 차이는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깨닫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떤 사람은 "창업"에 자질이 있고, 어떤 사람은 또 다른 분야에 자질이 있겠지요.
    죄송한 이야기지만 간혹 어떤분은 정말 창업만큼은 도시락 싸들고 따라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분도 보이십니다. 물론 제가 잘못 판단했을수도 있겠지만요.

    요즘은 창업열풍이 과열되다보니 마치 성공한 창업가만이 훌륭한것처럼 보여지기도 하는데, 사실 창업이 아닌 각분야에서 성공하신 모든 분들이 훌륭하신 분들이시죠.
    또한, 각 분야에서 나름 훌륭하신 분들이시지만 아쉽게도 운이 약간 덜 따라줘서 성공하지 못하신분들도 계실겁니다.
    전국민이 공무원이 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듯이, 전국민이 창업가가 되는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2. 멘토링이란?

    최근에는 "멘토링", "멘토"라는 단어가 정말 유행인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힐링"이란 단어도 유행이지요.

    "멘토"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면서 아들을 가장 믿을 만한 친구에게 부탁했는데, 그 친구의 이름으로부터 나왔다고 하죠.
    그후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라"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창업하는 창업가에게 있어서 조언은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더 장기적이면서고 큰 그림차원에서 조언을 하는 "멘토링"과 좀더 단기적이면서도 디테일한 "컨설팅". (비록 전문 컨설턴트가 아닐지라도..)
    저도 실제 제가 맡은 팀들에게는 두가지 조언을 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창업의 "멘토"가 원래의 의미인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라"까지 거창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인생에 일부 영향을 주는 부분은 있겠지만, 이러한 거창한 의미보다는 "깨달음과 배움" 정도를 주는것이 창업에서의 "멘토링"의 의미가 아닐까요?

    3. 멘토링은 꼭 필요하다? 아니면 시간낭비일 뿐이다?

    멘토링을 형식적인 프로그램에 국한해서 이야기한다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깨달음과 배움"이라는 좀더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분명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혹자는 벤처1세대때는 멘토가 없이도 성공했기에 필요가 없다고도 하십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은 그때 훌륭한 멘토분이 계셨더라면 좀더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는 부분이 있었을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요즘은 너무 멘토링이 남발되고 있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가짜 20대 멘토사건등을 감안한다면 좋은 멘토를 잘 선택해야한 합니다.

    또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멘토링"을 요즘 유행하는 각종 학원의 하나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최근엔 대학생 학교수업을 위한 학원까지 생기고 연애학원까지 생기는등 기형적인 학원/과외 문화가 만연하고 있는데요.
    열심히 여러가지 학원들을 다니는것처럼, 다양한 멘토들을 마치 컬렉션하듯이 양적으로만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멘토는 "헬리콥터맘"이 아닙니다.
    또한 "연애"는 직접경험해보지 않고 책으로 배우기 힘들듯이, "창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직접 해보고 스스로 이루어내야 합니다.

    4. 자질이 많이 부족한팀도 훌륭한 멘토가 성공시킬수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창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요소중의 하나는 어느정도 관련 "자질"이 있어야 하죠. 소위 스펙을 말하는것은 아니구요.
    창업은 관련된 강의/워크샵/컨설팅/멘토링을 통해 도움을 받을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성공시키는 것은 본인의 자질과 능력과 실행력과 노력과 그리고 운에 달린것입니다.

    멘토가 도움을 줄수는 있겠지만, 정말 치열하면서도 험난한 창업이라는 현장에서 자질이 없는 팀을 성공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멘토가 "내가 이팀을 성공시켰어!"라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멘토의 교만이죠. "내가 이팀이 성공하는데 도움을 주었어!"가 맞겠죠.
    사실상 창업팀이 아닌 멘토의 사업이라면 멘토가 성공시켰다고 볼수도 있겠습니다만.. 한명의 멘토가 여러팀을 담당하는 구조적/시간적 한계상, 한팀의 여러 코파운더들이 한가지 문제를 필사적으로 풀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긴다는것은 참 힘들죠.
    어디까지나 멘토의 사업이 아닌 창업팀의 사업이고, 비록 도움을 받을지언정 성공은 창업팀 스스로의 힘으로 해내야하는 것입니다.


    5. 롤모델과 큰바위얼굴

    멘토라고 부를수도 있고, 또 다르게는 롤모델이라고 부를수도 있을것 같은데요.
    롤모델을 너무 "난 애플의 스티브잡스처럼 될꺼야" 라고 잡는것은 개인적으로 의문입니다.

    스티브잡스경우 성공한 창업가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개성을 가지신 분이죠. 누구나 스티브잡스가 될수는 없습니다. (성공을 할수없다 는뜻이 아니라 스티브잡스 스타일로 성공하기엔 정말 쉽지 않다는 뜻.)
    사람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있고, 거기에 맞는 롤모델을 찾는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작정 애플/구글 따라하기 말구요. (물론 그들에게 배울점은 많고 배워야 합니다만..)
    나한테 맞지도 않는 아주 작은 옷인데 단지 명품이라고 억지로 입는것은 좀 아니잖아요?
    꼭 애플/구글 말고도 본인에게 맞는 롤모델을 찾으세요. 크게 성공하신 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주변의 나보다 1년 먼저 창업한 선배가 롤모델이 될수도 있습니다.
    롤모델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지어 같은 시기에 창업한 동료로부터 배울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봤었던 한 논문에 따르자면, 조직에서 상사보다는 동료에게 더 많이 배운다고 하더군요.

    큰바위얼굴을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롤모델들에게 배우지만, 결국 스스로의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본인의 결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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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택경 너무 공감되는 훌륭한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도시락 드릴테니 저 좀 말려주세요... 이건 정말 중독일지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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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택경 변영호 변영호씨는 계속 창업하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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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택경 너무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