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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23일 Facebook 이야기 <실전 창업>

이택경 2013. 12. 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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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 창업>

    제가 기존에 강의나 SNS등에서 이미 많이 이야기했었는데, 다시한번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창업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는것이다.

    경영의 기본인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의 "문제"(니즈)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것이죠.
    또한, 창업이후 진행과정에 있어 고객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생겨나게 되고, 이것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만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주입식교육처럼 문제들에 대한 정답들은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서로다른 문제들을 창의력을 발휘해 매 상황에 맞추어 풀수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있겠지만 결국 case by case로 풀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여러가지 답들이 존재하고 그중에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답을 찾아야할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에 창업의 문제해결과정이 참으로 어려운것이죠.
    하지만 여러번의 실전 경험들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이 레벨업 될수도 있습니다.


    2. 고객이 정답이고, 고객이 가장 공정하면서도 정확한 심사위원이다.

    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고 해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해서, 멘토가 괜찮아 보인다고해서, 여러분이 성공한다는것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이러한것들은 어디까지나 "잘하면 여러분이 성공할지도 몰라요"라는 가설을 의미할 뿐이니, 너무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지 마세요.
    반면, 반대의 경우에도 괜히 기죽을 필요도 없고, 너무 이런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길 바랍니다.
    특히, 저도 경진대회 심사는 자주 갔지만, 10분 내외의 발표와 Q&A 시간만으로 제대로 평가할수 없습니다.

    결국 가설이 아닌 실전에서 여러분의 제품과 서비스를 평가해주는것은 바로 고객들입니다.
    고객들은 가장 객관적인 심사위원들이라 개개인은 일반 경진대회 심사위원들처럼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장 정확한 심사위원이 됩니다.
    또한, B2B 경우 어쩌면 여러분의 스펙관련해서 바이어스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B2C 경우 여러분의 스펙을 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은 적습니다. 어쩌면 가장 공정한 심시위원이기도 하죠.

    네이버에 인수된 프라이머 클럽팀인 퀵켓(번개장터)팀의 경우, 초기에 멘토링할때 번개장터보다는 차라리 computer vision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를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서 선행조사들도 진행을 했었습니다. (퀵켓팀 경우 그쪽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번개장터의 지표 및 고객의 반응이 괜찮았었고, 단기간내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그래서 멘토링을 하던 저도 제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고 "고객이 열광한다면 그것이 정답이다. computer vision 관련 서비스 계획은 드랍하고 번개장터에 집중하자"고 했었지요.

    제품이나 서비스 유형에 따라 다양한 고객이 존재할수도 있다는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예를들어 마켓플레이스라면 buyer와 seller 모두가 고객이고, 양쪽이 다 윈윈할수 있어야 비즈니스가 지속될수 있을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와 고객이 다를수도 있지요. 애완동물 제품경우 사용자는 애완동물이지만 구입하는 고객은 애완동물 주인이 됩니다.
    그외에 거시적으로 본다면 투자자와 직원, 협력업체등 모든 stake holder들이 고객에 해당되겠지만, 스타트업이라면 일단 위에서 이야기한 직접적인 고객에 좀더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의 고객들이 가치를 실제로 느끼고 열광한다면 투자자는 따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직접 해봐야 하고, 부분적인 성공이라도 해보는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창업관련된 수많은 프로그램들과 강의,책들이 있습니다.
    이런 채널들을 통해 창업관련 정보들을 얻는것도 분명히 도움이 되긴하지만, 어디까지나 1) 간접적인 경험만 될수밖에 없고 2) case by case로 내 문제해결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남의 문제해결만 듣는것입니다.

    여러분이 창업관련 드라마 몇번 봤다고 창업에 대해 아는것이 아니잖아요? 결국“百見이 不如一行"이라고 직접해봐야 제대로 알수 있습니다.
    창업관련 워크샵외에 스타트업에서 인턴이라도 해보면 좀더 실전에 가까운 경험을 할테고, 직접 창업을 해보는것이야 말로 물론 가장 실전이죠.
    수학문제를 해답지를 백번보고 눈으로 풀어봐도, 막상 한번 직접 풀어보지 않으면 시험에 나와도 못푸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업도 마찬가지로 직접 경험해봐야 비로소 제대로 안다고 할수있는것이죠.
    경험도 없이 안다고 하는것은 마치 사춘기도 안된 어린아이들이 연애드라마 한번보고 "사랑은 말이야. 바로 이런거야"라고 하는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만, 제대로 아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내가 성공해본 부분까지입니다.
    실패에서 배운것은 어디까지나 "다음번엔 이렇게 바꾸어서 하면 성공할지도 몰라"는 가설을 하나 만든것일 뿐이지 검증이 된것이 아니지요.
    꼭 큰 성공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비록 전체적으로는 실패했더라도 부분적으로 성공을 한것은 거기까지는 가설이 입증된것이지요.
    물론, 성공에 너무 자만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case by case인 경영의 속성상 같은 조건과 환경이 아니라면 또다른 문제해결 방법이 필요할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죠.


    4. 겉멋 따윈 버려라. 실적이 중요하다.

    요즘은 SNS나 언론에서 창업관련해서 스타인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항상 착각하는것이 "유명한것은 실적에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물론 비례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쉽게도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언론에서 조명을 받는 창업팀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실적이 나고있는 팀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고객의 반응을 제외하고는 모든것은 거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언론에서 조명을 받는다고 해서 우리 사업이 잘되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정말 중요한것은 실적이고, 여기서 말씀드리는 실적이란 꼭 매출을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고객의 정성적 정략적 반응인 지표가 중요하다는 것지요.
    이것이 뒷받침되지 못한 언론의 찬사는 독약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연예인이 아닌 창업가이고, 여러분이 유명해지는 겉멋에 취해서 언론에 노출될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언론에 노출되어야 합니다.
    주객이 전도되면 안되겠지요.


    5. 어떻게 실전에서 배우는가?

    최근엔 창업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된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것은 아니기에 다양한 정보들을 참고해야하겠습니다만, 다음을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1) 잘못된 상식 그리고 소설같은 정보들도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다큐멘터리 보다는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드라마틱해서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관련해서도 창업경험자들이 동감하는 다큐멘터리와 함께, 창업을 안해본 사람들만 열광하는 소설같은 드라마가 공존하죠.
    여러분들은 둘중 좀 밋밋하더라도 가급적 다큐멘터리 정보를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애플,구글과 같은 해외스타기업이나 국내의 대기업들 성공스토리를 통해 배울점도 많긴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 정보일 가능성도 큽니다.
    반면 여러분들이 직접 잘아는 분들 - 예를들어 여러분보다 1년 먼저 창업한 선배나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동료들등 - 을 통해 배우는것은 리얼리티 다큐멘터리일 가능성이 크지요.
    사실 멘토들이 짚어주는것의 2/3 가량은 여러분과 같이 창업한 동료들도 짚어줄수 있는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들이 보고싶어하는것만 보는 경향이 있기에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객관적이면서도 냉정하게 바라보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남의 비즈니스는 그렇게 볼수가 있거든요.

    2) 설사 해당 정보가 틀린답이 아닌 맞는답 중의 한가지라 할지라도 나한테 맞는것은 그중에서 골라야 한다.

    창업관련 정보들을 통해 이미 익히 알고있는 내용이지만 막상 자신의 케이스에 적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도 이이기했듯이 case by case로 적절한 문제해결책을 찾아야하는데, 어떤팀은 제가 몇번이나 강의했기에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멘토링때 이야기해보면 "그 이야기가 우리팀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나요?"라는 반응들이 오는 경우가 꽤 됩니다.

    사실 작년까지 프라이머 엔턴십에 상당량의 오프라인 코스웨어를 운영했었지만, 정작 10분 미니멘토링으로 case by case로 짚어주는 효과만도 못한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올해 엔턴십을 온라인 위주로 압축해서 운영하는 여러가지 이유중에는 이러한 회의감도 한가지였지요.
    물론 그렇다고 강의가 의미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시간내에 더 많은 팀들이 들을수 있고, 강의를 한번 들어서 대강 아는 상태에서 멘토링하는것과 하나씩 처음부터 가르쳐야하는것은 다르니깐요

    멘토의 경우는 보다 경험이 많은 선배로서 여러분들에게 정보를 줄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멘토일지라도 디테일한 상황을 충분히 모르는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이거나, 본인의 전문 영역이 아닌 부분에서의 판단은 틀릴 여지도 많다는것을 염두에 두고, 여러분의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 최종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저도 제가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편이고, 제가 하는 판단이 항상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멘토가 훌륭한가 훌륭하지 않는가를 떠나서, 여러분과 궁합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급적 여러분과 코드가 통하는 멘토의 의견이 여러분의 스타일에 맞을수 있겠지요. 아무리 좋은 명품이라도 여러분 사이즈에 안 맞으면 의미가 없지요.

    3) 결국은 스스로 큰바위얼굴처럼 되어야한다.

    요즘은 소위 "헬리콥터맘"이 유행인 시대인지라, 간혹 혼자서 스스로의 길을 갈수 없는 창업가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창업을 한다는것은 일종의 아이러니죠.

    처음에는 스타기업에서 배우기도 하고, 주변의 지인중에 롤모델이 생기기도 하고, 또 멘토를 통해서도 배우기도 하겠지만, 결국 스스로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본인만의 색깔이 만들어지게 될겁니다.
    창업을 하고 경영을 하는것은 여러분의 비젼을 위해서, 그리고 여러분의 고객을 위해서 하는것이지 남을 위해서 하는것은 아니지요.
    주위의 이야기에도 경청하고 참고할 필요가 있지만, 주변에서 강요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결국은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기타

    - 돈이 부족해서 실패했다고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대다수는 돈의 문제가 아닌 경영에서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 1000억, 1조가 있어도 경영에 실패하면 망한다.
    - 스펙좋은 멤버들로만 모인 소위 스타팀이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팀의 경쟁력은 단순히 개개인의 경쟁력을 더한 합이 아니다. 팀워크에 따라 일부 멤버는 마이너스 경쟁력이 될수도 있다.
    (개개인의 경쟁력도 기존기업에서 일하는것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것이 차이가 난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스타트업에서 경쟁력이 더 올라가는 사람과 더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