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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역별 글로벌 비즈니스 난이도

이택경 2014. 3. 18. 06:27

<3. 지역별 글로벌 비즈니스 난이도> 


"돈을 벌때는 서구권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돈을 쓸때는 쾌적하고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에서 쓰자"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약 이를 반대로 한다면 바람직하지가 않겠죠.

이렇듯이 국가별/지역별 차이점들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잘 이용해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처음에도 이야기했었지만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관련해서는 역시 4가지 - 고객의 문제(니즈), 우리의 해결책(솔루션), 우리팀의 경쟁력, 현지의 시장성 - 를 모두 고려해야겠습니다.

( 제가 예전에 썼던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참고 - http://blog.daum.net/taekkyung/118 )

물론 우리가 현지인들에 비해 기본적으로 불리한점들도 이야기했었는데, 이것들도 같이 고려해야겠죠.

예를들어 어쩌면 우리와 달리 현지 고객에겐 별로 그런 니즈가 없을수도 있고, 어쩌면 니즈가 있어도 법적인 규제로 인해 우리와 같은 솔루션을 가질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리팀의 경쟁력이 현지인들보다 기본적으로 불리한점들을 극복할만큼 강한지도 고려해야할테구요. 마지막으로 시장의 크기가 우리보다 훨씬 작아서 현지 진출하기에 매력이 부족할수도 있지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피해야겠지만, 나라별로 대략 느끼는 점들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1. 미국


GDP 순위가 세계1위로서 명실상부한 가장 큰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 미국시장을 석권하면 세계시장진출에 유리하기도 하죠.

하지만 미국시장은 워낙 커서 지역별로 편차도 큰 편이라 특정 지역부터 석권한 다음에 nationwide하게 확장해나가야 하기도 하고, 모든 분야가 미국시장이 제일 크지만은 않을겁니다. 예를들어 안드로이드 마켓경우 오히려 일본 시장의 매출이 가장 큽니다.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또 다른나라가 가장 시장이 클수도 있죠.


어쨌든 시장은 큽니다만, 고객의 차이도 그만큼 크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서구권이 같은 아시아권보다 문화적차이가 더욱 크기 때문이죠. 

따라서 니즈나 솔루션도 많이 다를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킹도 메이저 파트너들을 만나기엔 여러모로 힘들기 마련입니다. 최근엔 그나마 라인을 인지하기 시작했지만 네이버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으니깐요.


특출난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래도 우리가 진출하기엔 여러모로 불리할수 밖에 없지요.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이 만약 시장성이 있는 세계최고의 코어기술을 가졌다면 고객의 차이가 적기에 성공가능성이 높을테고, 기능성 서비스도 가능성이 일부 있겠습니다만, 나머지 일반 서비스들은 현지인들과 같이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고서는 여러면에서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눔의 정세주 대표 최근기사를 한번 참고하세요. "美 건너와 한국인끼리 모여 라면 끓여먹으면서… 어떻게 글로벌 창업 되겠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1/2014031104265.html


혹자는 미국시장은 워낙 커서 꼭 1,2,3위와 같은 상위권이 아니어도 충분히 먹고 살만큼의 시장이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틀린말은 아닙니디만, 의문이 드는것은 현지에서 그정도라도 성공할 능력이 있으면 차라리 한국에서 1위를 할 확률이 더 높지않을까 싶은 부분입니다.

일전에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님께서도 말씀하신 부분이 한국의 수도권만큼 밀집도가 높은 큰 지역시장은 그리 많지않다 였었죠.  




2, 유럽과 남미


유럽전체로 보면 GDP가 큽니다만, 각 나라별로 보면 세계 4,5,6위인 독일/프랑스/영국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크지만은 않습니다.

스페인 경우 15위인 한국에 비해 약간 높은 13위 입니다만, 스페인어권의 남미까지 포함한다면 생각보다 큰 시장이 되기도 합니다

일전에 다음의 MixMail 서비스 제공도 남미 사용자가 꽤 큰 비중을 차지했었습니다.


언어적/지역별 차이가 있기에 유럽전체를 석권할수 있는 제품/서비스는 쉽지가 않을것 같고, 결국 개별 국가별로 공략을 해야할것으로 생각되는데, 역시 고객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경쟁력있는 코어기술이 주력 비즈니스라면, 오히려 실리콘밸리에서 먼저 인정을 받고 글로벌하게 진출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현지사정에 정통하지 않다면 일반 서비스는 미국보다 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라인이 남미를 포함한 스페인어권에서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요. 언어권과 문화권은 중복되는 면이 아무래도 많지요.

한때 경쟁자인 왓츠앱의 서비스 다운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한몫하기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다른 서구권에 비해 좀더 감성적인 문화가 아시아쪽과 일부 유사한 점도 통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면에서는 다른 서구권에 비해 그나마 스페인어권이 코어기술이나 기능성 서비스가 아닌 일반 서비스에서 좀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또한가지 차이점은 미국은 실리콘밸리등 민간위주의 스타트업 생태계라면, 유럽은 약간은 한국과 비슷한 정부지원 프로그램이 많은 형태더군요. 싱가폴도 그런편이구요.





3. 중국


GDP 순위가 세계2위이고, 성장성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가능성은 세계1위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요즘 투자생태계의 규모나 상위 인터넷업체들의 시총등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상대할만한 규모의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이기에 공유되는 점들도 분명히 있구요.


하지만 같은 아시라국가라도 엄연히 고객의 차이가 일부 존재하고, 무엇보다 중국의 특성상 꽌시등 현지인을 끼지 않고서는 여러모로 비즈니스의 한계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싱가폴에서 만났던 한 스타트업은, 대표도 중국계이고 코파운더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 네트워킹 이슈로 중국내 비즈니스에 한계를 느낀듯 하더군요.


또한, 최근에는 한국의 인터넷쪽 경쟁력이 더이상 중국에 비해 우위가 아니고, 오히려 열세라는 말도 많이 들립니다.

예전에는 중국이 한국을 참고하고 심지어 베낀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예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죠.

옛날에 다음에 있을때 QQ관계자가 미팅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 제가 그당시 여러가지 일로 정신이 없었기도 했고 영어로 이야기하기도 부담스러워 만나지 않았었습니다. 현재 시총 1500억달러에 육박하는 텐센트가 된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들죠. 이제는 제가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나기가 힘든 업체가 된것입니다. 

요즘은 오히려 중국의 인터넷업체들이 한국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많이 하기도 하고, 일부 게임분야를 제외하고는 한국쪽에서 배울것이 별로 없어 예전만큼 크게 국내 인터넷시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꽌시나 이런 경쟁력까지 고려하면, 중국시장은 한류등 몇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여러모로 정말 어려운 시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일본


일본은 GDP 순위가 세계 3위이고, 게임이나 인터넷 서비스의 1인당 ARPU가 한국의 1인당 GDP와의 차이를 감안하더도 몇배나 더 높기도 합니다.

역시 고객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서구권보다는 작은 경우가 많을테구요.

미국경우 메이저 파트너를 만나기엔 정말 힘든점에 비해, 그나마 일본은 좀더 용이한 편입니다. 물론 파트너를 한번 만나는것과 이후 협력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는것은 별개이긴 합니다만.


일본의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도 어떤면에선 한국에 비해 약한면도 있습니다.

일전에 만났었던 엑셀러레이터나 VC관계자들은 모두다 한국에 비해 정부지원이 별로 없는것에 강한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일본의 젋은이들이 그리 창업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내수시장이 크고 보수적인 면이 강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별로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도 꽤 관심을 가지더군요.


따라서 시장의 크기, 상대적으로 비슷한 고객, 우리의 경쟁력등을 고려한다면, 비록 우리가 현지인들에 비해 불리한 점들이 있더라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비트윈의 박재욱 대표님에 따르자면 일본도 쉽지않아 이제서야 좀 감을 잡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일본시장에 처음부터 쉽게 덤벼든 팀들은 잘된 경우가 희박하고, 많이 공부하고 준비해야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해외시장 진출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국내시장도 힘든데 말이죠.

그리고, 최근의 한일관계 악화도 일부 비즈니스엔 영향을 끼칠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5. 동남아와 대만


동남아도 나라별로 사정들이 각각 다른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싱가폴 경우는 1인당 GDP가 높은 반면에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고, 인도네시아는 인구수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1인당 GDP가 적습니다. 앞의 싱가폴 스타트업 경우는 그런 이유로 오히려 한국과 일본이 있는 동북아 시장이 더 크고 매력적이라고 해서, 역시 서로 남의 떡이 커보이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만..

몇몇 나라들은 한국에 비해 뒤처진 면이 있어 우리가 경쟁력이 있기도 하고, 반면에 좀더 성장해야 구매력이 매력적으로 될것 같기도 합니다.

베트남 경우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자국 인터넷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한편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던것 같구요.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고객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고, 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이면서도, 어느정도 시장의 규모가 되는곳을 찾아봐야겠지요.

경우에 따라선 꼭 컨텐츠 비즈니스가 아니어도 한류덕택에 좀더 고급 외국기업 이미지를 가질수 있을지도 모르구요.


대만의 경우에는 어떤면에서는 일본 문화권에 있는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면에서는 중국본토와 별개의 동남아 화교권에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본토 서비스를 대만이나 동남아 화교들이 주로 이용하기도 하구요.

흥미로운 것은 대만 스타트업들은 한국보다 더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1인당 GDP는 한국과 비슷해도 인구수가 적기에 시장의 한계를 느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일본은 내수시장이 충분히 크고, 한국은 먹고 살만한 정도이고, 대만은 먹고 살기엔 부족한 시장이라고나 할까요.


동남아나 대만 시장도 잘하면 가능성과 매력이 있을것 같습니다.




6. 결론


자꾸 "글로벌 = 실리콘밸리" 부터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좀더 넓게 보고 우리에게 맞는 시장을 찾아야할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싱가폴 스타트업의 이야기처럼 우리 한국 시장이 어쩌면 더 매력적일수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코어기술이나 기능성 서비스가 아니라면, 그래도 고객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편인 일본이나 동남아쪽이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시장도 매력적이고 우리 스타트업들이 경쟁우위인 분야들이 꽤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지진출을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겠지만요.

그외 라인 서비스가 잘되는 지역들이 어느정도 스타트업들에게 현지진출의 힌트가 될듯 합니다.

만약 글로벌 NO.1 코어기술이라면, 미국 실리콘밸리도 한번 시도해볼수 있을테구요.


재미있는것은 예전 2001년쯤의 다음 경영진회의때 저는 해외를 진출하려면 일본쪽에 집중해야하는것이 맞다고 주장했었는데, 어쨌거나 결과적으로는 현재 비슷하게 된것 같습니다.

그당시 미국경우에는 메일은 몰라도 카페 서비스는 문화적 차이(고객의 차이)로 인해 먹혀들기 힘들었을것 같았고, 중국은 그때 아주 폐쇄적이었기에 실제 제대로 성과를 내기엔 10년 이상 걸릴것 같아서였죠. 반면 일본은 비슷한면도 많고 상대적으로 몇년내에 성과가 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싸이월드는 미국에 뒤늦게 진출하기도 했지만 결국 고객의 차이 장벽을 넘지 못했고, 중국은 그당시에 비해 많이 개방되었습니다만 역시 아직 외국기업의 차별이나 현지 네트워크 이슈 등이 있습니다. 일본도 쉽지는 않은 시장이었지만 네이버가 꾸준히 공략한 결과 결국 라인에서 성과를 내었죠.

다음 OB 멤버들끼리 만났을때 누군가 했던 이야기가 "만약 다음이 다음재팬-타온에 끝까지 집중했더라면 혹시나 라인보다 일본에서 먼저 성과를 내지 않았을까?" 였습니다. 

그당시 일본에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만약이라는것이 사실 무의미합니다만.. 혹시라도 커뮤니티로 한때 히트친 믹시보다 더 잘했거나 그 이후에 라인보다 일본에서 먼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낼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인거죠 ^^


네이버가 라인으로 운좋게 히트친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네이버가 일본에서 실패도 꽤 했지만 꾸준히 투자한 시간과 돈은 상당하고, 그 결과로 나온것이 라인입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처럼, 해외진출은 정말 장기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준비하고 끈기를 가지고 진행해야 언젠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의 경우도 예전에 대용량 웹메일 서비스를 스페인어권과 이태리에 제공했던것이, 아직까지 유일하게 성공했던 글로벌 비즈니스 사례입니다. 최근에는 버즈런처가 초기성과를 내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과를 내어 다시한번 성공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은 별로 없고, 이제서야 제가 멘토링/자문하는 일부팀들과 함께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그런차원에서 저도 감을 잡아가면서 한번 정리해본 것이니,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글


1. 글로벌시장은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http://blog.daum.net/taekkyung/350

2. 비즈니스모델 유형별 글로벌 비즈니스 난이도 http://blog.daum.net/taekkyung/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