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관련 이야기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이택경 2012. 12. 3. 17:46


by 이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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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원하는 팀들을 만날때나 대외적으로 경진대회등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서 팀들을 볼때, 기본적으로 사업계획서나 PT가 아래와 같은 단계들을 거쳐서 작성되었는지를 검토합니다.

여러분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의 단계들을 적용해볼때 과연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주변 지인들은 어떻게 보는지를 체크해보세요.


1. 잠재적인 니즈/문제점의 발견


자꾸 본인이 팔고싶은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말고, 고객이 사고싶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드라마 추적자에 나온 대사를 생각해보세요 - "정치란건 말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게 아니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거지" 

사람은 자기위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자꾸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니즈는 본인이 잘 아는 분야에서 나올때 현실성이 높아지죠.

예) 

- 본인의 경력이 있는 전문분야

- 꾸준히 해온 취미분야 (다만 너무 매니아틱하다면 시장이 작을 가능성도)

- 일상 생활에서 많이 겪어본 분야


사실, 천지창조를 하지 않는 이상 하늘아래 전혀 새로운것은 거의 없습니다.

너무 별난것/너무 새로운것만 찾기보다는 어깨에 너무 들어간 힘을 빼고 기존에 있던것에서 개선시킬수 있는것부터 주위에서 찾아보세요.


2. 적합한 해결책의 구상


니즈를 찾았으면 그다음으로 거기에 적합한 해결책을 구상하고, 관련된 가치를 고객에게 주어야 합니다.

만약, 니즈는 확실히 있는데 처음에 구상한 해결책이 적절하지 못하다면, 개선을 시키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니즈에 맞는 완벽한 해결책이 한방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만약 그렇게 쉬운거라면 이미 누군가 먼저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겠지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포기해야겠지만, 자잘한 문제들은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가끔 보면 두가지 극단적인 경우의 팀들이 보입니다. 1) 우물을 기껏 1m만 파보고, 안된다 싶으니 바로 포기하고 다른 우물 또 새로 파거나 2) 무슨 유전탐사도 아니고 우물을 100m이상 계속 파봐도 안나오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는 경우죠. 너무 극단적인 경우를 피하고 적당한 깊이까지 파봐야 합니다.


3. 필요한 핵심경쟁력 가졌는지? 


고객의 니즈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주기 위해 필요한 핵심경쟁력들이 있을겁니다.

그것이 기술, 기획, 마케팅, 영업 중의 하나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중 몇가지의 조합이 필요할겁니다.


과연 우리팀이 그것들을 가졌는지? 아니면 그런 멤버를 코파운더로 데려올수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4. 시장성 검토


적합한 해결책까지 구상이 되었다면, 관련된 시장의 규모를 예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충분한 시장이 없다면 비즈니스를 지속시킬수가 없으니 포기해야겠지요.


간혹 국내시장만으로 부족하다면 향후 해외까지 확장하겠다고 하는데, 그럴려면 처음부터 글로벌하게 시작해야하고 또한 관련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겠죠.


* 마지막으로, 이런 4단계의 검토도 어디까지나 가설에 기반한 기획일 뿐입니다. 실제로 비즈니스를 진행해나가면서 이에 대해 검증해보고 필요하면 보완해나가야하지요. 

하지만, 가설을 검토하는것만으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검토단계에서 보완을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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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업계획서들을 검토하다보면 위에서 이야기한 것에 맞지 않는 여러가지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한번 유형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해결책이 먼저이고, 거기에 니즈/문제점을 거꾸로 끼워맞추기


대체로 아이디어가 니즈보다는 해결책쪽에서 먼저 떠 올랐을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 고객의 니즈는 단지 사업계획서의 배경항목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냈을 경우가 더 많지요.

제사보다는 제삿밥에 더 관심이 있다고 볼수 있는데, 대부분 사고 싶은 상품이 아닌 팔고 싶은 상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2) 추상적인 니즈라면 해결책도 추상적으로 될수밖에..


니즈 자체가 추상적이라면 해결책이 제대로 나올수가 없죠. 보다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특히 예전에 사회적기업들이 추상적인 니즈들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록 작더라도 보다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니즈에서부터 시작해야 실제 비즈니스가 진행될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은하정복"처럼 너무 그림을 크게 그린다면, 스타트업으로서는 해결책을 감당하기 힘들겁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가세요.


3) 니즈와 해결책 모두 차별점이 있다고 주장하나, 정작 본인만 그렇게 생각함.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틀린그림 찾기를 생각해보세요. 열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틀린그림을 찾기가 힘듭니다. 

이처럼 사업계획서도 남들이 볼때는 차별된 점을 모르겠는데, 오로지 본인만 차별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지요.

내가 주장하는것이 아니라, 고객이 차별점을 느낄수 있어야 합니다.


4) 니즈는 있지만, 해결책이 도저히 답이 없음

 

명확한 니즈는 있지만, 법적/사회적 제약이나 기술적인 한계(외계인이라도 납치해오지 않는 이상)등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자잘한 문제들은 보완해나가야겠지만, 근본적으로 해결책이 잘 안나온다면 포기해야겠죠.


5) 니즈가 있긴 한데, 강하지가 않음

  

제품/서비스를 본 잠재 고객의 반응이 "음 괜찮네요."라면 사실 비즈니스 성공가능성은 떨어집니다.

다들 그렇게 말만 하고 실제로 구매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드물거든요.

"진작에 나왔었어야 하는데!" "나오면 당장 삽니다!" 이렇게 "Wow!"할 정도가 성공 가능성이 더 높죠.


흔히 비타민 보다는 감기약이 더 필요하다고 하죠. 비타민은 없다고 바로 고통스럽지 않지만, 감기약은 바로 통증을 해결해주니깐요.

비타민도 불가능하지만은 않겠지만, 아무래도 스타트업의 아이템은 감기약쪽이 좀더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Two-sided market 경우에는 양쪽 고객에게 모두 가치를 줄수 있어야한다는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한쪽고객만 만족시켜서는 서비스의 생태계가 만들어질수 없지요.

                            

6) 엉뚱한 핵심경쟁력


정작 팀구성이 필요한 핵심경쟁력과는 별개의 멤버들로 구성된 경우가 있습니다.


예1) 전문분야의 기술력이 그 제품의 핵심경쟁력인데 불구하고, 경영학 출신의 기획/마케팅 멤버들만 잔뜩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해주면 그떄서야 관련 전문기술자를 구인하겠다고 합니다. 입장바꿔놓고 누가 그런 팀에 투자할까요? 먼저 전문기술자를 구해놓고 투자유치를 해야 상식이 아닐까요?


예2) 마케팅이나 제휴가 해당 서비스의 핵심인데, 실력좋은 개발자들로만 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개발자가 마케팅이나 제휴를 못하는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그런쪽의 자질이 있는 개발자여야겠지요.    


7) 지나치게 니치해서 시장성이 없음

                                       

고객니즈도 확실하고 적절한 해결책도 구상했고 관련된 핵심경쟁력도 갖추고 있고 차별점도 확실한데, 너무 니치마켓인 관계로 시장성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국내시장 전체를 다먹어도 1년에 매출 1억도 안될것 같다면.. 설사 국내시장 100% 독점해도 직원들 월급주기도 빠듯하겠죠. 역시 포기해야 합니다.


* 대다수의 경우, 고객의 잠재적인 니즈/문제점을 제대로 못찾는것으로부터 비즈니스모델에 오류가 생기기 시작한다고 봅니다.

니즈/문제점은 어디까지나 찾는것이지, 결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needs"(functional needs)가 아닌 "wants"(mental wants)의 이야기라면, 니즈와 다르게 만들어 낼수는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빠른 주기로 자꾸 새것으로 바꾸는것도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원츠에 가깝죠. 엔터테인먼트 산업쪽도 이쪽에 가까울테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제외하고는, 스타트업들에게는 "needs"를 잘 찾아내는쪽이 더 난이도도 낮고 성공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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